토크런스 간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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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 첫번째 토크런스가 우여곡절끝에 지난 금요일 열렸다. 열분 조금 넘는 분들이 참석해준 덕분에 성황리(?)에 행사가 끝났다. 버클이라는 다소 실험적인 모임이 시작된지가 벌써 1년 반이 넘었고 멤버들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도 얼추 1년이 다되어 가고 있던 중에 또 하나의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모임 그 자체도 신기할 정도로 아무런 목적이 없었지만 버클이라는 공간에 글을 쓴다는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뜬금없기는 마찬가지다. 다들 하는 일이 따로 있고 각기 맡은 역할이 가볍지 않은 터라 시간을 내기조차 힘든 사람들이 돈 안되는 일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러닝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여전히 조용한 공간에서 뒷담화나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 오신 분들이 덕담으로 해주신 “버클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는 말은 그저 재미로 모인 버클 모임에게 위안과 격려 이상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버클은 특정한 목적없이 만들어진 모임이지만 어쩌다보니 교육분야에서 일종의 하위문화의 성격을 띄게 되었다. 멤버들이 모여 떠들고 쓰고 공유하는 것이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다지 큰 시장도 아닌 이러닝 분야임에도 이런 하위 문화가 필요한 까닭은 이 분야에도 전지적 작가시점의 제3의 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과 기술의 만남은 수많은 교차점을 만들고 그로인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존 서비스와의 충돌을 야기하고 있지만 그 현상과 의미를 제대로 간파하는 것은 이러닝 시장에 존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역할만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러닝은 시장의 크기에 비해 꽤 많은 이슈를 담고 있는 반면 객관적 입장에서 현안을 바라볼 수 있는 미디어의 영향력에서 소외되어 있어 있다는 것은 안타깝게도 현실이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이야기들이 이 분야에 있다는 것이다.

부족하긴 해도 대안 미디어 혹은 시장내의 플레이어들이 하지 못하는 말을 대변하는 역할만으로도 버클의 존재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버클 멤버들이 완전히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각자가 나름의 일을 하고 있어 약간은 기울어진 시각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버클에서 시끌벅적한 담론을 만들어내지는 못해도 현장성이 강한 견해들이 나오는 토대다. 이것이 버클이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된 부분이면서 앞으로도 지향해야하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현재 버클 멤버들의 고민은 성장보다는 지속성이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멤버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기존 멤버들의 꾸준한 활동성을 담보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모임을 계기로 버클의 지속성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버클 멤버들의 잉여력이 표면에 드러난 것보다 만만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그날 오신 분들 중 몇분은 이미 버클에서 새로운 잉여력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버클은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버클 멤버들이 만든 작은 재단의 이름인 “리좀”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경험들, 다방면의 지식과 지혜가 맥락없이 교차하며 이러닝과 에듀테크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이번 행사에 오신 분들에게는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숟가락만 얹는 동안 열심히 준비해준 멤버들과 특히 모임을 주관한 늘푸른님과 뒤에서 궂은 일을 다 하신 오픈랩님의 수고에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