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러닝(Micro Learning)에 대한 괜한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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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러닝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때 꽤 괜찮은 개념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의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게 할 수도 있고 예전에 비해 서책형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요즘 시대 학생들에게 짧은 비디오를 이용한 최적화된 교육방식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결과에도 나와 있듯이 15분을 넘지 못하는 최근 학습자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더 더욱 그렇다.

삐딱하게 생각하는 것이 늘 습관이 되어 있는 사람으로써 이런 글을 볼때마다 전반적으로 글의 내용에 동의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사실 오늘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한 생각인데 우리가 학습의 수월성을 고민할때 학습자의 성향을 고려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그것에만 매몰될때 실제 학습효과성이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학생에게 공부를 할때 편한 의자를 준다고 해서 학생의 성적이 무조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물로 약간의 도움은 되겠지만 편한 의자는 오히려 학생의 집중력을 방해해서 기대했던 효과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보기가 힘들다.

내겐 마이크로 러닝은 학생들에게 편한 의자같다. 마이크로 러닝을 약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여기 인용된 글을 읽어보면 마이크로 러닝이 주는 의미는 대략 두가지로 요약되는데 학습시 과도하게 공부를 할 경우 과부화된 인지능력과 번아웃(Burnout)을 막을 수 있다는 것과 가벼운 컨텐츠로 학생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높이고 서로 교감을 할 수 있게되어 학생의 참여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마이크로 러닝이 이런 효과를 주고 있다는 것을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마이크로 러닝 방식의 수업이 반드시 이런 효과를 낸다고 하는 것에도 쉽게 동의하기가 힘들다.

편하게 10분간의 강의를 듣는 것으로 내용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후 자신만의 성찰활동을 통해 내재화하는 과정, 소위말하는 학습활동의 동반 없이는 학습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습에 대한 인식이다. 이 경우 마이크로 러닝의 역할은 학생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도구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좀 더 비관적으로 말하면 마이크로 러닝이 학습을 유도하고 동기부여를 하는데 있어 탁월한 효과를 주는 도구임에도 학습활동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없이 만들어진 마이크로 러닝 서비스는 부분적으로만 기능할 뿐이지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좀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우려를 전하는 까닭은 그동안 기술과 개념에만 지나치게 집중하여 도구를 본질로 대치한 결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사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SCORM같은 표준이 그랬고 수없이 스쳐지나간 많은 기술들이 그러한 전철을 밟았다. 마이크로 러닝은 AI, 블록체인처럼 교육분야에서는 꽤 섹시한 키워드다. 그렇지만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교육학 분야의 여러 학문적 성과가 만들어왔던 고전의 영역에 속한다. 다만 다양한 키워드로 이뤄진 최근 트렌드는 그러한 학문적 성과를 지원하는 도구적인 영역으로 국한시켜 이해해야 한다. 마이크로 러닝 또한 현재 여러 교육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점차 활용 범위가 넓혀질 것이지만 그러한 점에서 예외가 아님을 기억했음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