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쇼 2018의 히든스타 Pi-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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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쇼(BettShow) 2018이 마무리되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도 눈에 띄었지만 작았지만 더 큰 주목을 받았던 기업이 있다. 바로 Pi-Top이다. Pi라는 말에서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를 떠올렸다면 제법 센스가 있는 사람이다. 라즈베리파이는 영국에 있는 라즈베리파이 재단이 만든 교육용 PC의 이름이다. 신용카드만한 보드에 일반 PC처럼 CPU, 메모리, 비디오카드, 네트워크 카드 심지어 USB까지 달린 초소형 컴퓨터다. 여기에 각종 부가 장치를 연결하면 셋톱박스, NAS, 오디오기기 모든 기기로 변신이 가능하다. 윈도우, 맥을 제외한 대부분의 OS(안드로이드, 리눅스, 크롬OS)가 지원되기 때문에 개인용 PC로도 활용가능하다. 단 성능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겠다. 이래 저래 만능 컴퓨터로 활용되고 있는 라즈베리파이를 코딩교육용 기기로 최적화 시킨 제품이자 기업이 바로 Pi-To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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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Top은 이름 그대로 라즈베리파이라는 플랫폼위에 가장 우뚝 선 기업이 된 듯하다. 2년전 코딩교육 업체로 $4.3M(한화로 50억) 스타트업 펀딩을 받아 일약스타로 발돋움한뒤 이후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행복한 기업이다. 이들이 개발한 제품은 사진에서 보듯이 라즈베리파이를 활용한 노트북같이 생긴 제품, 일명 Pi-Top이다. 어떻게 보면 조잡해 보이기도 한 $300짜리 저가 노트북을 3년간 $10M(대략 백억) 정도되는 규모로 팔았다고 한다. 이런 성과를 거둔 탓에 2018년 BettShow에서 ‘Innovator of the year’란 상도 받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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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엄청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한해 평균 30억정도의 매출이 그다지 크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근데 왜 BettShow는 이들을 주목할만한 혁신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을까? 당장의 매출 규모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에 주목을 한 덕분이다. 사실 BettShow에서 Pi-Top의 젊은 CEO가 발표한 자료만 보면 코딩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귀에 딱지 앉도록 들어왔던 한국 업계의 사람들에게는 이미 10년전에 유행했던 흘러간 옛노래 같다. 구성주의라니 언제적 이야긴지… 이들이 만든 제품들도 디자인만 보면 세련되었다기 보다는 투박한 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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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장점을 발견하려면 시간을 조금 들여야한다. 홈페이지와 회사와 관련된 자료를 들여다보면 외관상 보여지는 제품의 인상과는 달리 이들이 만든 성과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이 조그만한 노트북안에 조잡해보이는 키보드와 라즈베리파이 이상의 것이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눈에 띄는 건 Pi-topOS다. 라즈베리파이는 원래 라즈베리파이 재단에서 만든 OS외에도 오픈소스 그룹이 만든 여러가지 OS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OS들을 놔두고 코딩교육에 적합하게 최적화된 OS를 직접 만들었다. 뭐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직접 써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OS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우선 평가할만하다. 물론 오픈소스 기반위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코어기술을 기반한 OS는 아닐지라도 인터페이스를 코딩교육에 맞게 재설계하고 개발했다는 것자체로도 이들의 노력과 재능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OS외에도 코딩을 지원하는 Pi-topCoder, 일종의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라고 할 수 있는 Pi-topClassroom, 마인크래프트 같은 CEEDUniverse 등 뚜껑을 열어보니 이들이 만든 건 단순 깡통 라즈베리파이 박스가 아니라 코딩교육용 플랫폼이었던거다. 하드웨어는 단지 포장일뿐 이들은 소프트웨어 포스로 단단히 무장된 기업이다. 이들을 보면서 고전적인 스토리에 세련된 편집과 매력있는 캐릭터를 가미해 만든 영국드라마 셜록같은 느낌이 든 건 나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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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업을 보면서 얼마전 알게된 한국기업인 럭스로보(https://www.luxrobo.com)가 생각났다. 럭스로보도 블록형 코딩 모듈을 개발한 메이커교육 전문업체 혹은 iOT업체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속내를 파보면 이들도 가볍지 않다. 자체 OS뿐만 아니라 코딩교육을 위한 스크래치 같은 IDE까지 이들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힘든 꽤 실력있는 업체다. 디자인만 보더라도 Pi-Top보다 월등하고 라즈베리파이보면 훨씬 세련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이커교육분야로만 머물러 있기엔 이들의 잠재성이 아깝게 보일 정도였다.

 

Pi-Top과 럭스로보를 보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장의 크기, 언어기반, 투자여건 등 우리가 기반한 토대에 대한 한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지만 그런 케케묵은 더이상 바뀌지도 않을 부분에 신경쓰기보다는 이들 두 기업이 가진 미덕에 대해 좀 더 집중을 하는 편이 낫겠다. 이번 BettShow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기업이 향후 에듀테크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는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플랫폼 전략을 통해 공교육 시장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공룡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 에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회였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기업의 미덕은 요약하면 집중력과 속도감이다. 플랫폼 전략을 쓰는 공룡들은 절대 따라하지 못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먹히는 곳이 어딘지를 발견하는 것 또한 그들이 가져야할 능력이다. Pi-Top은 그런면에서 성공한 기업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성과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에 더 많은 기대가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러울 따름이다 여러가지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