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 디파티드 신세계가 같으면서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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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토리에 대한 호감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것 같다. 무간도는 홍콩반환이후 잠잠했던 홍콩영화의 잠재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였다. 장르는 기존 홍콩영화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캐릭터는 기존 홍콩영화와 사뭇 달랐다. 홍콩영화 특유의 허세는 사라졌고 건조한 매력의 캐릭터들은 오롯히 플롯에만 집중되었다. 새로운 홍콩영화세계가 열렸다며 홍콩, 대만, 중국본토뿐만 아니라 한국도 예외없이 열광했다. 서양도 예외가 아니었다.

거장 마틴스콜세지는 세계적인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데이먼을 데리고 디파티드라는 영화로 이 영화를 오마주했다. 결과적으로는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무간도가 세계적으로 다시 알려지는데만 기여했을 뿐이었다. 그 사이 무간도는 트릴로지가 완성되어 갔고 대부분 시리즈물들이 그렇듯이 초기 열광했던 팬들도 무간도의 플롯에 더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

무간도 첫편이 나온지 10년이 지난 시점 한국이라는 낯선곳에서 또 하나의 무간도가 신세계라는 타이틀을 달고 만들어지게 된다. 식상한 플롯이 더 이상 장점이 될리가 없음에도 제작사가 용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신세계는 말그대로 무간도의 신세계를 열게된다. 비평가들의 호평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무엇이 구태의연한 플롯을 기반한 신세계의 성공을 이끌었던 것일까?

앞선 세 영화는 거의 동일한 플롯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임에도 어떤 영화는 걸작이되었고 어떤 영화는 차라리 안 만드는게 나을 뻔한 영화가 되었다. 세 영화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디파티드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그다지 형편없는 영화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뛰어 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움이 없었다는 것이다. 오마주는 그래서 함정이다.

신세계는 원작의 플롯을 따라가지만 한국적 캐릭터를 장르에 맞게 다시 배치한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절묘하게 기존 플롯에 배치된 결과 장르적 쾌감이 폭발되었다. 영화 마지막에 쿠키영상처럼 배치된 두 주인공의 과거 에피소드는 기존 두 영화와 왜 다른지를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이 영화는 너네들 영화랑 달라. 감독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사설이 좀 길었다.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물론 플롯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뼈대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의도치 않게 많은 새로운 에듀테크 서비스를 접하게 되었다. 그들의 새로움은 플롯(서비스 내용)이 아니라 캐릭터(구성원)과 배치(역할)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들이 부러웠다. 구체제에는 없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과 다른 이유는 낡은 캐릭터를 그대로 고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이유가 우리가 어떻게 하고 있냐가 아닌 무엇을 하고 있나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언제쯤 알게 될까? 춘래불사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