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ry about the ignorance of Stand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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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이러닝 업계에 꽤 오래 일을 했지만 나 또한 표준에 대해서 일도 관심없는 사람중 하나였다. 표준을 들여다보게된 건 스콤(SCORM)이 한참 콘텐츠 개발과 관련되어 관심을 끌기시작한 시점이었으니 벌써 10년이 훌쩍 지난 것 같다. 좀 더 본격적인건 무들(Moodle)이라는 LMS를 업으로 삼기 시작한 시점이었던 것 같다. 워낙 세계적인 LMS다보니 온갖 잡다한 표준들이 다 들어와 있어 활용을 떠나서 용어나 기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표준이 계륵같은 거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IMS Korea에 잠깐 참여했던 시절 또한 표준에 대한 관심보다는 모여있는 사람들과의 교류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속해있던 ePUB 표준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이 표준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실제 교육기관이나 업계에서 이것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표준을 정한들 이걸 과연 누가 어떻게 사용하게 될까라는 생각에 미칠때 나조차 마땅한 답을 내놓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스콤이 한국에 뿌려놓은 여러 자산(콘텐츠, 시스템)들이 지난 시절 이러닝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 좀 더 비관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생태계를 망가뜨렸던 상황이라 표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멋적은 일 혹은 비난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어 이야기해야하는 그런 종류의 일이었다. 학계에서는 몰라도 적어도 업계에서는 그랬다.

최근 관심사중 하나가 오픈뱃지(Open Badge)라 그간의 히스토리를 살펴보게 되었다. 작년 IMS Global에 의해 Open Badge 2.0이 릴리즈가 되었고 그전에 모질라(Mozilla) 재단과 IMS Global의 협력을 해왔고 마침내 IMS Global이 이 프로젝트를 이관받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좀 놀라웠던 건 이와 관련된 어떤 한글 문서도 구글에 검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다. 나만 관심없던게 아니었구나하고 말이다.

Open Badge 2.0의 스펙이 지난시절 Open Badge 1.1과 비교했을때 일취월장, 괄목상대 수준으로 진화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주제는 따로 다룰 예정임) 한편으로는 이런 주제가 우리 글로는 전혀 공유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 교육 분야에서 표준에 대한 무관심, 무신경이 심각하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다른 영역이긴 하지만 WebRTC 자료를 살펴볼때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는데 WebRTC에 관심을 두고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의 규모나 관심도와 비교해봤을때 오픈뱃지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다. 물론 전자는 핫한 이슈에 대한 코딩의 영역이고 오픈뱃지는 교육분야에 한정된 데이터 표준에 관련된 영역이라 관심대상의 규모가 비교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듀테크 분야의 산업규모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의 연관성을 보면 이 무관심은 일종의 표준 적용에 대한 두려움이 쌓인 결과로 만들어진 업계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렸을적 큰 개에게 물렸던 기억이 있다. 여섯살때쯤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부터 개에 대한 공포가 늘 있었다. 작은 개라도 크게 짖으면 놀라서 늘 피해다녔다. 와이프와 데이트중 개 짖는 소리에 놀라 와이프를 두고 먼저 도망쳤던 것때문에 아직도 핀잔을 듣고 있다. 개에 대한 공포는 인생에 걸친 일종의 트라우마였다. 트라우마가 잦아든 건 최근의 일이다. 나이가 들면서 무신경해진 탓도 있지만 주변에서 키우고 있는 예쁜 강아지들 때문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억지로 표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표준을 이용한 좋은 사례를 만드는 일이다. 내가 일조를 할 수 있다면 그 정도가 아닐까 싶어 잠깐 고민을 해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