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 Open Badges 2.0의 세상으로

0
1856

open badges 2.0

웹이라는 세상이 열릴 즈음 태초에 하나님의 말씀대신 모자이크(Mozaic)라는 브라우저가 있었다. 95년 두번째로 옮겼던 회사의 신입일때 사무실 끝에 있던 서버룸에서 처음 모자이크를 띄웠다. 모자이크는 그동안 사용해왔던 천리안이나 하이텔과는 차원이 다른 인터넷 경험을 선사했다. 그땐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지 짐작도 못했지만 처음 차원이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음을 직감한 순간이었다.

이후에 모자이크가 업그레이드되어 넷스케이프(Netscape)라는 새로운 브라우저를 세상에 내놓았고 세상에 유일한 브라우저였던 넷스케이프가 잠시 세상을 지배할 것처럼 보였다. 카피캣 MS가 뒤질세라 새로운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를 탄생시킨 순간 그들의 멸망이 시작되었다. 기능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사람들은 돈을 주고 사는 브라우저(넷스케이프는 유료 소프트웨어였다)보다 원래 설치되어 있던 공짜 브라우저(익스플로러)를 편하게 썼을 뿐이다.

그 뒤 반독점 규제로 MS의 횡포가 사라졌지만 이미 넷스케이프는 시장에서 거의 퇴출된 상태였고 회복 불능상태가 되었다. 그후 넷스케이프는 조용히 AOL(America Online)에 인수되었고 얼마되지 않아 프로젝트의 종지부를 찍는다. 지금의 모질라 재단은 그때 AOL에서 나왔던 사람들이 만든 개발자 그룹이 만든 오픈소스 재단이다. 그들이 다시 뭉쳐 시작한 프로젝트가 불여우, 파이어폭스(Firefox)다. 모질라가 대개 파이어폭스로 기억되는 이유다.

오픈뱃지는 이 모질라 재단이 꽤 안정된 이후 2011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맥아더재단(우리가 아는 맥아더는 아니다.)이라는 곳에서 펀딩을 했고 졸업, 이수증과 같은 증명서 발급을 온라인에서 발급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규격을 정하면서 시작되었다. 무들, 블랙보드 등 유명한 LMS 등에서 기본 기능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덕분에 교육분야에 꽤 빠른 속도로 정착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개(?) 사설 기관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마침내 2017년 IMS Global이 이 프로젝트를 인수하게되고 마침내 지금의 오픈뱃지2.0이 탄생된다.

여기까지가 간단하게 살펴본 모질라와 오픈뱃지의 역사다. 모질라는 모자익과 고질라의 합성어처럼 보이는데 예전 로고를 보면 그럴법하다.

oKKztMnVebs_bitd80K7LysrgdN2IPifWke0Q35l2YEftEvWaEJRijd76L9trxgXmfXmD2MicNcSPFvCS-NvmSgX_3b64kZ1wyHD4a89H_IOvQt0fEdGfOA465B7ka4NaeKWbph_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다. 자신들이 웹의 시조새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뭐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Mozilla logo.svg

여튼 오늘의 원래 주제인 오픈뱃지2.0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여기서 모든 내용을 말하기 보다는 예전 버전과 달라진 점만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아래 그림을 보자 왼쪽에 Badge Class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Assertion이 있다. Badge Class는 뱃지를 발급하는 기관에 해당되는 내용이고 Assertion은 뱃지의 수령인의 스펙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들 내용에 해당되는 스펙중 몇가지가 추가되거나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변화된 것이다.

What

가장 눈에 띄는건 Endorsements부분이다. 예전 오픈뱃지는 발급자(Issuer)와 수령자(Recipient)에 대한 정보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보증하는 객체가 등장한 것이다. 어떤 학생이 코이카에서 지원하는 해외봉사활동을 마친후 봉사활동을 증명하는 증서를 코이카로 부터 발급받았다고 하자. 이때 코이카는 Issuer가 되고 Recipient는 그 학생이 된다. 이때 학생은 그 증서를 학교에서 운영하는 이포트폴리오에 등록하는데 이때 학교의 정보가 Endorsements가 되는 것이다. 제3의 보증기관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면서 훨씬 객관적인 뱃지발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Embed Criteria, Embed evidence 두 가지도 각각 Badge Class와 Assertions 영역에 추가되었는데 Embed Criteria와 Evidence는 발급에 대한 조건을 명시하는 내용이다. 1년 개근상을 뱃지로 발급을 받게 될 경우 개근의 조건이 기술되는 것이다. 이전 버전에서는 이 조건이 링크로 되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스펙으로 명시할 수 있게 규격을 확대한 것이다. 차이점은 발급조건의 객관화다. 수시로 변화될 수 있는 링크보다는 뱃지 발급에 조건을 명시하는 것이 발급에 대한 신뢰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이한 부분은 Embed Criteria와 Evidence에 Markdown이라는 HTML같은 Markup 랭기지가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오픈뱃지 2.0은 JSON-LD(XML형식의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규격중 하나)의 형식으로 표현되는데 아마도 이 규격만으로는 모든 조건이 표현되기가 힘들어서 선택한 옵션이 아닌가 싶다.

요약해서 말하면 오픈뱃지 2.0은 링크 의존적인 스펙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된 스펙으로 변신했다. 오프라인으로 뱃지가 다운로드가 되어도 모든 내용이 확인 가능한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이 점을 스펙에서는 Fully portable이라 표현하고 있다. 뭐 이정도면 과한 표현은 아닌 듯 싶다.

그밖에도 Internationalisation(다중언어 지원), Version Control(버전관리), Embed information about badge images(이미지 정보도 임베딩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지 이미지 자체가 스펙에 들어오는 것은 아님, 여전히 URL에 의존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은 완전한 Portable은 아니라는 뜻이다.) 등이 변화된 스펙의 일부다.

개인적인 느낌은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픈뱃지가 훨씬 현장 중심적인 스펙으로 변신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국내 대학 또한 비교과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이를 학생 개인의 포트폴리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대학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포트폴리오 데이터는 학교의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되어 있는 중이다. 학교 바깥에도 중립적으로 이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뱃지 개념의 도입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뱃지의 활용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데이터를 세상에 내놓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일단 작용하는 듯하고 오픈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사례적으로 본 적이 없는 탓이라 생각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개별적인 노력은 파편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넘어가야할 산이 많다. 기존 데이터 형식을 뱃지로의 전환해야할 필요성을 공감하는 분위기, 신뢰성있는 데이터 공유 기반 등등 쉽지 않은 관문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가지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내가 아는 한 기술은 이미 준비되어 있고 적용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힘있는 누군가가 가즈아~~~ 한마디만 외치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