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가짜 생각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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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edium.com/deep-code/on-thinking-and-simulated-thinking-5e434e92cf86

내용은 좀 어려워보이지만 정리하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만한 내용이다. 우리는 늘 생각을 한다고 착각하지만 대개 우리의 생각은 관습적인 사고에 갇혀있을 뿐 실제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 글의 요지다.

새로운 것을 배워야만 하는 때가 있다. 지겹도록 새로운 것을 익혀야하는 학교는 우리에게 배움을 강요한다. 그 시기의 우리 뇌는 늘 긴장상태에 놓인다.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학습(學習)이라고 하는 이유다. 習(버릇)이 될때까지 우리의 뇌는 생각이라는 것을 강요당한다. 이 글에서는 이때 우리의 뇌는 Explore Mode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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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우리는 우리가 아는 틀안에 그 정보들을 분류해서 배치하고(Accretion) 다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반영하여 좀 더 지속가능한 개념으로 추가된 정보들을 재정의한다(Tuning). 이후 재구조화된 정보를 다시 새로운 개념으로 창의적으로 재분류하는 과정(Restructuring)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학습의 과정이다.

새로운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익숙해질 무렵부터 뇌는 습관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Habit Mode라고 부르는 이때 부터는 우리는 더이상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대신 Simulated Thinking이라는 가짜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자전거를 배울때 균형을 잡기 전까지 우리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자전거의 균형을 잡기위한 노력을 한다. 여기까지는 Explore Mode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가 익숙해진 이후는 우리는 더이상 자전거의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가짜 생각상태에서는 딱 필요한 만큼의 뇌활동만 하기 때문에 Explore Mode때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뇌를 활용할 수 있다. 이때는 학습을 할때만큼의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익숙한 게임을 할때 생각보다 빠르게 마우스나 키보드를 조정할 수 있게 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짜 생각의 상태를 우리의 의지가 반영된 생각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처음 우리의 뇌와 익숙해진 뒤의 뇌는 같은 수준의 사고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후자일 경우에는 사고를 거의 하지 않게 된다. Simulated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문제는 Simulated Mode에서도 우리는 사고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정보에 노출된 우리 현대인들에게 특히나 이 둘의 구분은 쉽지 않다.

매번 새로운 정보에 노출될 때마다 우리는 특정한 가치 판단을 강요받지만 실제로 생각(사고)을 통해 가치를 판단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는 우리가 가진 관습적인 생각에 의해 그 일들과 주장을 투영하여 비춰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의 가치 판단이 깊은 사고를 통해 판단된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가치 판단은 오랜 경험으로 쌓인 경륜에 의한 것이므로 충분히 바른 판단이라고 믿는 것이다.

세월호 4주기를 맞고 있는 즈음 여전히 세월호를 이념적 잣대로 판단하고 있는 경우를 본다. 이들의 주장을 볼때마다 이들의 의식이나 사고가 이전 시대 어느 지점에서 멈춘 것처럼 보인다. 보수와 진보의 패러다임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그들 의식체계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내재화하는 과정(학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의 전형처럼 보인다.

세월호는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나라에 살고 있었는지를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어린 영혼들이 속절없이 이 땅을 떠나던 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낭만주의적 낙관주의는 종말을 고했다. 각자 이전보다 훨씬 치열하게 보다 예민하게 살아야하는 이유들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촛불과 미투는 세월호가 낳은 자식이다.

익숙한 사고들과 멀어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학습이다. 늘 깨어있으면서 조금씩 새로움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세월호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의 뇌는 효율성을 위해 가짜 생각을 만들었겠지만 그렇다고 가짜 생각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내버려두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