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나이스(NEIS)에 대한 슬픈 예감

0
867

http://m.etnews.com/20180511000376?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zOjI1OiJodHRwczovL3d3dy5nb29nbGUuY28ua3IvIjtzOjc6ImZvcndhcmQiO3M6MTM6IndlYiB0byBtb2JpbGUiO30%3D#_enliple

우선 이 기사를 보며 업계에서 이 소식에 대해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첫번째 이유는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입장은 나이스(NEIS)가 개선되어 본들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에 가까운 듯 보인다. 그동안 교육부가 추진했던 많은 사업들이 중간에 진행되지 않고 멈춘적도 많았고 진행되더라도 신통치 않은 결과를 낸적이 많았던 탓이다. 또 하나는 이 사업이 지금 계획대로 진행되었을 경우를 우려하는 입장도 있는 듯하다. 다만 교육부의 위세에 눌려 할말을 제대로 못한채 웅크리고 있는 듯한 모양새일 뿐이다.

이 두 반응의 공통점은 ‘비관’으로 요약된다. 성공이든 실패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글은 그래서 비관에 대한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이야기를 압축하기 위해 실패에 대한 회의보다는 교육부가 현재 계획하는대로 잘 진행된다는 것을 가정했을때 벌어질 수 있는 암울한 전망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ISP를 수행할 업체를 우선 선정되면 지금껏 그랬듯이 기존 시스템에 대한 분석(As-Is)과 사례조사, 전문가 포럼, FGI(Focus Group Interview) 등을 통해 향후 시스템에 대한 이상적인 모습(To-Be)를 그리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컨설팅에 참여해본 사람으로써 예측컨대 어떤 과정을 거치든 ISP에 기술될 차세대 나이스의 모습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컨설팅의 결과는 업계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 총합의 평균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이 평균값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바와 같다.

4세대 나이스의 향후 모습

우선 현재 나이스를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인 웹접근성과 성능 이슈는 우선적으로 나이스가 해결해야할 주요한 과제다. 학생과 학부모의 참여율과 선생님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기 때문이다. ActiveX가 사라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고(그래도 다른 방식의 프로그램 다운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긴하다.) 시스템의 최적화와 하드웨어 성능 개선을 위한 추가 서버, 스토리지 등이 보강되거나 추가가 될 것이다. 이건 기본이다.

여기에 덧붙여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몇가지 기술 이슈를 반영하려고 할 것이다. 기사에도 나왔듯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단골 메뉴다. 이 새로운 기술은 교육쪽에서 맞춤형 학습(Adaptive Learning), 챗봇, LA(Learning Analytics) 등으로 표현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플랫폼의 도입에 대한 당위성은 이미 확보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미주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된 시스템인 구글 클래스룸(Google Classroom)에 대한 사례조사가 있을 것이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K12 전략에 대한 스터디가 진행될 것이다. 좀 더 나간다면 에스토니아의 e-School도 모범사례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교실 수업진행과 관리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한 학습관리시스템의 도입은 기정사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지금까지 나이스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인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놓치면 안되는 중요한 이슈일 것이다. 클래스팅과 아이엠스쿨은 당연히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고 나이스 내에 주요 이해관계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메신저 또한 새로운 시스템의 필수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뿐만 아니다. 새롭게 도입되는 학습플랫폼 위에 동작될 수 있는 콘텐츠의 확보도 시급하다. 디지털교과서를 포함하여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와 도구를 결합하고 여기에 에듀테크 생태계를 고려한 마켓플레이스 도입이 시도될 수도 있겠다.

교사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수업설계도구(LD)와 함께 큐레이션 저작도구, 학생들의 성과 관리를 위한 배지서비스와 같은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통해 학습경험(xAPI) 데이터 수집, 이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도구, AI 엔진을 활용한 챗봇서비스 등등 고려해야할 내용은 이 밖에도 차고 넘친다.

어벤저스를 꿈 꾸는가? 하지만 결과는 우뢰매

아래 그림은 IT 업계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는 개발 프로젝트를 풍자하는 그림이다. 꿈과 현실의 괴리는 이렇듯 차이가 크다. 지불되는 비용은 롤러코스터인데 결과는 제대로 탈수도 없는 그네가 되기 일수다.

CcdiYjcAPY4iFUPOLeNO07DG6v7YJ9_kjSBTFBCm7m5nj5EoyYu7A91IiSRCUKIsvjUKqLsU-RtIR0IQkXCJS76x-L5fWNmlGTHwfREvIieCb9hS1BRx9fNMEc3FElHlU9Uu7LaX

기사에 예고된 바와 같이 ISP의 결과가 대기업 SI를 통해 수행되는 방식이 될 경우 나이스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세차례 진행되었던 나이스 개선 결과와 그간 대기업 SI를 통해 진행되었던 수 많은 교육 사업 사례를 통해서 충분히 예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단하는 이유는 대기업 SI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에 대한 불신이나 그들이 그동안 교육생태계에 어떤 관심도 어떤 기여도 한적이 없다는 불만때문이 아니다. ISP를 통해 도출된 수 많은 에듀테크 이슈를 최근 에듀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제해결 방안과는 동떨어진 전자정부 프래임워크와 같은 전통적인 개발 방법론으로 해결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00억원의 예산은 대기업 SI의 사업관리비와 수많은 전문가들의 참여 그리고 해외에서 수입된 하드웨어 구입비와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로 대부분 사용될 것이고 나머지 자잘한 개발비는 대기업과 공생관계인 협력 개발사의 인건비로 활용될 것이다. 일부 에듀테크 기업의 솔루션도 물론 활용되겠지만 그간 대기업 SI의 생리상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사업의 결과인 소스코드는 보안 정책상 봉인될 것이고 개발에 활용된 오픈소스조차 외부에 공유될 일은 없을 것이다. 데이터 또한 개인정보보호차원에서 엄격하게 관리될 것이므로 데이터가 API에 의해 외부로 공개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로 인해 기존에 몇몇 선생님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던 클래스팅이나 구글클래스룸과 같은 비공인 소프트웨어와의 데이터 연계 가능성도 함께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의 결과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성능은 개선될 것이고 웹접근성과 같은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나이스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선생님들과 학생, 학부모들은 별 생각없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것이다.

모두 다 해피엔딩이다.

에듀테크 생태계의 교란

주지하다시피 수 많은 젊은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의 성장은 교육생태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클래스팅, 노리, 아이앰스쿨 등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신생 에듀테크 기업들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활동중이고 앞으로도 이런 업체들이 꾸준히 생겨날 것이다. 구글클래스룸과 같은 해외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교실에 새로운 활력을 찾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노력도 또한 교실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다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조만간 교육 생태계에도 훈풍이 불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BVT0OaIXGfue8LLmCw5-phRePV0YQO33KC4P6CAKIc3w9ifcm1Fgd-RHr5So0arpvaJKdpdWt7eQkHdP54z8QEu1BX7fagejfXBS5R-Di5lclftsp3vJT2ZxXJ4PjlfVpyQEp0Sf

(https://www.bloter.net/archives/297532 기사 참조)

그런데 만약 새롭게 도입될 4세대 나이스가 각 교실에서 의무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는 플랫폼이 된다면 지금 막 조성되고 있는 에듀테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예상하기 어렵다면 쉬운 예를 하나 들겠다. 나이스 시스템이 공교육에 도입된 이후 초중고교 학사운영과 선생님들의 행정업무를 도와주었던 기업들이 국내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공교육 학습플랫폼 시장은 시작도 되기 전에 사라지게 된 것이다. 우리의 에듀테크가 토대에 비해 질적으로 양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요인은 나이스의 공(?)이 크다. 나이스가 틀어쥐고 있던 국내 공교육 에듀테크 생태계가 그나마 숨을 쉬고 있었던 건 몇몇 선생님들과 신생 에듀테크 기업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 숨구멍마저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지금 나이스가 현재 기능 이상의 기능을 탑재하는 순간 그나마 시작되고 있는 에듀테크 생태계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다시 활로를 잃고 해외로 혹은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거나 아예 시장을 떠날 수도 있다. 자연 생태계의 교란은 황소개구리나 블루길, 베스같은 외래 품종들에 의해 초래되었지만 교육 생태계의 교란은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된 나이스로부터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 더 큰 교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비관의 두번째 이유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오래된 노래가사지만 조만간 이 노래는 슬픈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결과가 기우로 끝날지 실제 현실이 될지는 누구도 알수 없다.  그래서 이 글은 그저 슬픈 예감에 대한 글이다. 다만 이 글은 이 기우가 소설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런 저항없이 이 사업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을 즈음 누군가는 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예견을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록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비관은 여기까지다. 그래서 다음 글은 아마도 “바람(Hope)”에 대한 글이 될 듯하다. 그렇다고 다음 글이 희망적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꿈을 꿔보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