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에듀테크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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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베트남에 사업 준비차 자주 오고가고 있는 중이다. 이번 출장이 꽤 길었던 이유는 하노이 외에도 몇 군데를 더 다녀와야했기 때문이다. 이리 저리 오고가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많은 정보를 접하게되면서 희미했던 베트남에 대한 정보가 꽤 명확해지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흔히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떠올릴때 하롱베이와 같은 관광지나 다낭과 같은 해안 그리고 쌀국수와 같은 몇가지 대표적 장소와 음식으로 기억하곤 한다. 그래서 베트남은 휴양지나 관광지로써의 이미지가 강한데 실제로 그런 측면이 있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관광이나 음식점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고 정부의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사업으로 간 사람들 조차도 피상적으로 베트남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을 잘못보고 있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경험을 과장하거나 전체로 생각하면서 생기는 오해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건 달리말하면 이 나라가 그만큼 다양한 측면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다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뚯이기도 하고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말이기도 하다.

베트남에 머물면서 에듀테크와 관련된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 도중에 내가 처하고 있는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급변하고 있는 이 시장의 역동성은 기존에 알고 있던 이 시장에 대한 기존의 이해가 잘못되었거나 적어도 파편적이었다는 것을 매번 깨닫게 해준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우리 IT 혹은 에듀테크의 경험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이제 별 근거가 없거나 혹은 이미 유효기간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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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Gotit!이라는 기업에서 개발하여 이번에 베트남에 출시한 교육용 챗봇 ‘PhotoSolver’다. 일단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수준이 만만하지 않다. 질문하고 싶은 수학의 수식을 사진으로 찍어 앱으로 보내면 챗봇이 내용을 스스로 파악한 후 질문에 대한 답과 문제풀이를 단계적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우리에게도 바풀과 같은 서비스가 있지만 베트남에도 또 다른 형태의 진화된 바풀과 같은 기업이 등장한 것이다.

이 기업은 미국계열의 기업으로 보이지만 오너가 베트남 사람이고 베트남에 별도의 지사가 있는 것으로 봐서 미국의 기술과 베트남의 기술이 합쳐져서 만든 서비스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런 서비스가 베트남에서 보편화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몇가지 환경 요인이 있는데 한국과 같은 높은 교육열과 더불어 충분히 빠른 속도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이다. 베트남의 교육열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가 있지만 그 중 한가지만 보더라도 어느 정도인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아래 표는 베트남의 월간교육비 지출에 대한 통계를 그래프로 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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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에 가까운 가정이 월 1천만VND(50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온다. 한국에 비하면 그다지 커보이지 않을수도 있지만 베트남의 평균연봉이 300~400USD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숫자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베트남에서 10%안에 들어가는 상위계층은 자녀들에 대한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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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보급률도 도시별로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도시는 이미 84%가 넘어섰다.(시골지역은 68%이지만 페이스북의 사용률을 보면 대도시와 큰 차이가 없다.) 4년전 50%정도에서 머물고 있던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2017년 기준으로 30%이상 성장한 것이다. 2018년 현재 개인적으로 베트남에서 체감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사용률은 거의 99%에 가깝다.  지금은 2G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노인층을 제외하고는 거의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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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관점으로 베트남의 IT 환경을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보는 것이다. 위 사진은 최근 IT 프리랜서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하노이 시내에 있는 Co-Working Space 중 하나다. Toong(Behave라는 뜻)이라는 제법 잘 알려진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간 서비스인데 하루 사용료가 120,000VND(6,000원)정도이고 한달 프리패스가 2,000,000VND(10만원)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커피, 물과 같은 음료를 무한대로 제공받을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수면룸과 미팅룸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베트남 사람들뿐만 아니라 여행객으로 보이는 다양한 외국인들도 함께 섞여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기존의 베트남식 사무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는 이 서비스에 대한 초기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는 않았다. 2015년도 이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식의 분위기가 베트남의 IT 수준에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시작한 젊은 베트남 기업가인 Duong Do가 뚝심있게 이 사업을 이끌어가면서 지금은 베트남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베트남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8개의 지점이 설립되었고 라오스, 캄보디아에도 조만간 이러한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Co-Working Space 서비스의 성공을 통해 우리가 부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베트남 IT의 성장속도와 더불어 해외자본과의 결합으로 인한 성장이다. 이 기업은 인도네시아의 펀딩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이 기업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대부분의 기업의 성장은 자체 펀딩이 아니라 대부분 싱가폴,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등의 해외자본을 통해 이뤄진다. 이 부분은 투자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투자된 기업의 서비스가 베트남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에 대한 진출의 가능성으로 연결된다는 의미에서 주목해 봐야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은 자체성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와의 시너지를 통해 급성장할 수 있는 토대와 충분한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우리와는 다른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https://enterpriseasia.org/apea/vietnam/awards/vn-2017/nguyen-ngoc-th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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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장면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몇몇 토종 이러닝 기업들이다. 한 예로 eGroup이라는 신생 기업은 2014년 장학퀴즈와 같은 작은 교육 앱서비스를 시작으로 5년만에 APAX라는 베트남 최대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되었다. 현재 기준으로 전국 6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100개를 목표로 현재 투자를 진행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교육, 융합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며 덕분에 주식은 고공행진 중이다.

중요한 것은 설립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 업체가 이렇게 급성장을 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는 몇가지 주요한 이유가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 교육 기업들과의 적절한 제휴도 이들의 성공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담어학원과의 시너지가 돋보이는데 APAX 영어 학원의 프랜차이즈가 단기간에 이렇게 늘어나게 된 이유는 한국에서 개발한 디지털 콘텐츠와 이러닝 플랫폼이 적절하게 현지화되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 베트남의 교육시장 환경이다. 신생업체의 성장이 담보될 수 있는 환경은 아이러니하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바로 대기업의 문어발식 교육산업 진출과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다. 신생 교육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낙관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베트남의 교육시장에 대해 지나친 낙관을 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여전히 변수가 많아 보이고 성공 사례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 실패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베트남의 에듀테크를 관심있게 지켜봐야하는 건 우리보다 많은 인구나 젊은 연령층으로 대표되는 교육 시장의 가능성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지 못한 그들만의 태도 때문이다. 우리 에듀테크의 문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과유불급’이다. 부족의 문제라기 보다는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없는 과잉의 문제에 가깝다는 말이다. 하지만 부족함을 열린 사고와 열린 관계성으로 극복하고 있는 베트남은 우리와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 있다. 앞서 소개한 몇가지 이야기는 이러한 그들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실질적인 사례들이다.

베트남어를 배우며 신기하게 느끼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베트남어에는 2인칭 대명사가 없다는 것이다. “You”와 같은 표현이 없는 대신 나이의 높낮음, 성별 등 관계에 따른 여러가지 호칭이 “You”라는 표현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너 뭐해?”라는 표현 대신 “오빠 (형님) 뭐해?”같은 표현만 있다는 것이다. “너”와 “오빠” 이 둘의 차이는 친근함의 유무다. 베트남에서 가끔씩 접하게 되는 각별한(?) 손님접대 문화로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들의 관계맺기는 그만큼 남다르다는 것이다.

빠르기만 하고 관계맺기를 낯설어하는 수줍은 토끼와 느리지만 관계맺기에 익숙한 털털한 거북이중 누가 먼저 결승선에 다다를수 있을까? 답이 쉽지 않은 이유는 성격 털털한 거북이가 치타의 등에 올라탈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우리 에듀테크시장을 돌아보며 느끼고 있는 감정은 그래서 조금 복잡하다. 10년 뒤 누가 앞서게 될지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