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을 참으면 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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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달리 두시간만에 잠이 깨어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전 글을 쓰다 몽창 날릴 뻔했던 안좋았던 기억들 때문에 처음부터 노트북으로 글을 씁니다.  잠시 일본에 다녀온 이유도 있고 프로그래밍 작업이 좀 많이 있었던 탓에 이제야 두번째 글을 씁니다. 2주후에 모임이 버클 오프라인 모임이 있는데, 그날 욕듣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써야겠습니다. 속도를 맞추기 위해 글을 좀 날려써야 할 듯 하여 죄송한 마음입니다.

아침 다섯시, 세상이 조용합니다. 불을 다 꺼놓고 노트북과 스탠드를 켜놓으니 감성이 돋아납니다. 오늘은 차분해진 이 느낌 그대로 버클 필진들에 전화를 돌려 오프라인 모임을 제안했던 얘기를 하겠습니다. 개별적으로 사적인 자리에서 얘기를 나눌 수도 있고, 여전히 현업에서 활동중이라 작업의 현장에서도 볼 수 있으며, 때로는 심사자리에서도 우연히 볼 수 있던 사람들. 굳이 전화를 걸어 ‘모이자’는 제안을 한 것은 다섯달 전입니다.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주된 이유는 성향이 비슷하다는 것 때문입니다. 전화를 하기 전 일주일동안 길에서 우연히, 페북에서 늘, 또는 등산을 하던 산길에서 만난 분들입니다. 공교롭게도 그 주에 다섯분을 면대면으로, 또는 SNS 글로 모두 만나게 되었습니다. 차를 마시고 나눈 이야기,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페북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던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지겨움’이였습니다. 그 지겨움이란 변하지 않은 이러닝, 앞서가는 나라들과 점점 벌어지는 간격, 그럼에도 식지 않는 이 분야에 대한 애정. 이것들이 모여 저에게는 ‘아! 지겹다’라는 느낌으로 다가 왔습니다.

이 오밍에 참여한 분들 중 저를 제외한 분들은 십수년, 아니 최대 20년 정도 이러닝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나름의 방법으로 기여를 한 사람들입니다. 그 정도의 시간이면 중년의 반평생일텐데, 왜 이들은 여전히 불만스럽고, 또 여전히 갈망하고 있는가. 또 그걸 감추지 않고, 말로 글로 표출하고 있는가.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포기를 하거나 삼자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주인공이 되고 싶은 걸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섯명의 공통된 기질중 하나는 애초에 불만이 많은, 그리고 애써 본류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선택을 하는 아웃사이더 성향, 또는 반조직적 성향입니다. 그리고 설령 주인공이 되어도 다시 주변으로 기어나올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인정을 하든 안하든 기질이 그렇다는 것이고, 인신공격이다 오해는 마시길…

크게 세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이러닝 분야에 대한 관심, 두번째는 기술에 대한 관심, 마지막은 미래에 대한 관심입니다. 요약하면 기술을 중심으로 미래의 이러닝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래서 기술적 동향에 늘 안테나를 세우고, 외국의 이러닝 동향을 늘 주목하고, 또 끊임없이 접목을 시도하고, 파워유저로 다양한 도구들을 섭렵하려 합니다. 직업인으로 그럴 수 있고 그래야만 하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격 사이에서, 불만이 가득찬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불만이 많은데 말을 못하면 병이 납니다. 지식은 넘쳐나도 병이 되지 않지만, 감정이 넘치면 병이 됩니다. 그들이 가지는 공통된 불만은 지식의 넘침에서 온 것이 아니라 감정의 넘침이기 때문에,만나 이야기를 해서 해독의 과정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이성적으로 이유를 찾아 보고 싶었습니다. 왜 그럴까.그들에게 주어진 현실이 어떻고, 그들이 꿈꾸는 이상이 어떤걸까. 그들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연락을 했고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뭔가를 해결하려면 주어진 환경을 이해해야 하고, 경험을 나누고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이제는 뭔가를 정리햐야 할 때입니다. 이전 글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이러닝의 흐름, 교육 정책과 환경, 기술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개발자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뭔가’를 정리해야 하는데, 함께 기억을 더듬어 줄 사람, 성취와 실패의 경험을 공유할 사람,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사례를 얘기할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고, 안되는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그것을 접목하는 데 이러닝 분야가 게을렀던 적이 없습니다. 이러닝을 지칭하는 수 많은 용어가 등장하고, 새로운 도구를 활용한 솔루션과 기능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닝이 변하지 않았다는 주장에는, 기대치가 너무 높았거나 그것이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해외의 동향을 전달하고, 누군가는 거슬러 과거를 돌아보고 정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