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웹 세상에 내 생각을 흩뿌리며 : 실패와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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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닝 블로그’라고 하는 이름의 티스토리를 15년 정도 운영하다가 몇 년전에 도메인 연장을 하지 않았죠. 티스토리의 서브도메인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만 도메인으로 만들어 놓은 이러닝 블로그라는 아이덴티티는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장 15년 정도 운영하던 블로그를 없애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기존에 썼던 글이 아깝기도 했고요.

한 때는 이러닝 블로그의 글만으로 1년에 100만원 가까운 구글 애드센스 수익을 벌기도 했습니다.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사회적 열풍과 구글 애드센스의 인기 덕분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만해도 이러닝이라고 하는 척박하고 마이너한 사업 영역에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는 사람이 적었기에 약간의 유명세(?) 아닌 유명세도 만들어졌었죠. 지금은 모두 허상으로, 추억으로 없어졌지만요.

블로그에 글 올리는 시기가 느슨해지기 시작하면서 글 쓰는 빈도가 확 줄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5년 가까운 시간이 또 흘렀습니다.

지금은 글을 쓰라고 하면 글인 써지지 않습니다. 글쓰는 습관이 줄어서이기도 하겠으나 생각도 많이 무뎌졌습니다. 게다가 글로만 말로만 번지르르하게 쓰고 말하는 것을 넘어 나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니 겸손해 진 것도 있습니다. 말만 하는 것과 그것을 행동해서 성과를 내는 것은 많이 다르더군요.

실패가 겸손을 불러왔습니다. 기사 하나 보고, 현상 하나 보고 논평하듯이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쓸 때만해도 ‘내 생각대로, 내 말대로 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상상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 이러닝 업계가 한심해 보이기도 했고요. 그 동안 말만 했던, 블로그에 글만 썼던 제가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위치에 갔습니다. 실천했죠. 결과는 실패했습니다.

실패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이유가 어쨌든 간에 결과적으로는 실패입니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비즈니스적으로는 ‘매출’과 ‘이익’으로 부를 수 있겠죠. 투입된 리소스에 따른 매출과 이익으로 다시 그 조직이 먹고살 수 있는 것, 그것이 만족할 만한 성과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봤다는 성과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매출과 이익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내지 못한 채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습니다. 다시 웹 공간에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습니다. 과거와 같이 그냥 모두까기 인형 모드로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내 생각이 결국 실패로 귀결되었기에 다시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누군가들의 종용이 없었다면 다시 글 쓸 생각을 안했을 겁니다.

다시 생각해 봅니다. 장미빛 미래와 제3자의 시각에서의 논평이 아닌 실패를 통한 현실적인 내용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겠죠. 다시 용기를 내 봅니다. 겸손하게 생각을 글로 풀어내려 합니다. 거창하든 그렇지 않든 꾸준하게 다시 글을 웹 세상에 내보내려고 합니다. 꾸준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래도 다시 키보드를 두드려 보겠습니다. 실패한 내 이야기를 교훈삼아. 다시 글을 웹 세상에 뿌리겠습니다. 겸손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