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계의 오스카상을 받았던 에듀테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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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오스카로 불리는 한 행사가 있었다. TechCrunch의 Crunchies Award!

TechCrunch는 IT 분야의 소식들을 전달해주는 웹 미디어인데, 이들이 주최하는 TechCrunch Disrupt라는 ‘창업경진대회’로 아주 유명하다. 테크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매일 생기는 만큼 ‘창업’과 ‘투자’는 생태계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많은 창업 진흥적(?)행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TechCrunch는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창업경진 대축제라고 불러도 무관할 정도의 크고 아름다운 행사…

내가 가장 애정하는 미드 중 하나인 실리콘밸리의 시즌1에서도 본인이 개발한 알고리즘에서 혁신성을 발견한 주인공이 TechCrunch Disrupt 창업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한 장면이 나온다. 창업 경진대회와 피칭은 아마도 스타트업들의 통과의례가 아닐까 싶다.

“실리콘밸리를 그대로 재현해 냈다는 미드 ‘실리콘밸리’의 한 장면. 주인공이 압축 알고리즘을 TechCrunch Disrupt 에서 선보이고 있다. “

Not serious, so enjoy it

창업경진대회는 매우 진지하다. 하지만 TechCrunch는 매년 초에 장난반 진심반으로 소위 ‘실리콘밸리의 오스카’라고 불리는 시상식을 개최한다. Tech 분야에서의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다들 미래만 생각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부족한 것은 사실. Crunchies Award는 정말 오스카나 노벨상처럼 권위가 있고 진지한 상은 아니다. 사실 실리콘밸리의 전체가 참여하는 송년회와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런 상이 있으므로 스스로의 업적들을 스스로 두루두루 보게 되기도 하고, 여러 부문에 뛰어난 활약을 보인 기업과 창업자를 공식적으로 유머러스하게 칭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아쉽게도 우리는 Crunchies Award가 수상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7년까지 총 10번의 Crunchies award가 개최되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수상식을 볼 수 없다니,아쉬운 마음이다.

(관련기사) http://www.businessinsider.com/techcrunch-is-ending-the-crunchies-2017-11

Crunchies award로 보는 IT 거물들의 신예 시절

이미 사라진 행사이니, 추억 삼아 역대 Crunchies Awards 위너들을 한번 살펴보았다. 과연, 이 재미난 대회는 미래를 예측하는 역할도 했을까? 전광석화처럼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리는 테크 분야에서 10년 동안 기억될 수 있는 기업과 서비스를 추려내는 역할도 해낼 수 있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역대 Cruncheis Awards를 수상한 회사들의 리스트들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그들이 내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evernote나 Linkedin처럼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서비스들도 비교적 싱그럽던 시절 Crunchies Awards를 거쳤고, 2009년 신예로써 상을 받았던 Facebook은 지금은 저런 행사(?)는 10개는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되었다. 2013년에 상을 받았던 Sanpchat의 CEO 에반스피겔은 사업으로도 승승장구 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슈퍼모델 미란다 커의 백만장자 남편으로 유명해졌다.

그럼 나의 관심사 에듀테크는?

Crunchies Awards는 다양한 분야를 발굴하여 수상을 했다. 물론 매년 수상을 위해 지정한 분야의 타이틀 그 자체는 조금씩 바뀌긴했다. 수상 분야의 Title의 변화만 살펴보아도 산업의 흥망성쇠가 느껴질 지경이다. 에듀테크는 대부분의 세월 동안 ‘Education’이라는 타이틀로 수상 분야를 지켜왔다.

2017년, Best social impact, Kapor-center-for-social-impact (10회)

2017년, 마지막 Crunchies Award는 education이라는 타이틀로는 시상을 진행하지 않았고, Social impact라는 분야에서 교육으로 사회적인 임팩트를 주는 기업에 대해 상을 수상했다.

Social impact(소셜임팩트)는 최근 여러 정부 지원 사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이는 키워드다. 에듀테크라는 표현보다 훨씬 대중적으로 느껴질 정도인데, 교육/보건/정치/경제 등과 관련한 공공분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듀테크’분야는 그 특성상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야심을 갖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고, 기존의 교육적인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케이스가 많다. 2017년 소셜 임팩트 분야의 수상자 역시 STEM 분야, 소셜 임팩트 확장을 위한 기업교육가 정신의 연구/ 교육을 위한 비영리 단체인 Kapor-center-for-social-impact가 수상했다.

STEM이라는 표현은 우리나라에서는 학술적으로만 주로 쓰이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STEM은 Science, Technology, Enginering, Mathmatics 분야의 융합적인 교육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교육, 메이커 교육, 기업가 정신 교육 등을 아우르는 표현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Kapor Center는 tech 분야의 다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네트워킹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16년, Best Social Impact, Code.org (9회)

2016년도 역시 Social Impact 분야로 수상이 이뤄졌다. 너무나 유명한 Code.org가 수상을 했다.

http://code.org

‘모든 아이들을 컴퓨터 과학을 배워야 한다’는 간단 명료한 캐치프레이즈를 가진 Code.org는 이미 한국에서도 너무나 유명한 캠페인이 되어버렸다.(심지어 사이트에서도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사이트와 운영 방식 자체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었지만(‘커넥트재단의 소프트웨어야놀자’와 같은 사이트와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1시간 정도면 프로그래밍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Hour of Code 캠페인도 매우 유명하다. 특히나 오바마 대통령이 참여한 독려 동영상은 레전드가 되었다.

한 시간 안에 코딩을 체험해 본다는 Hour of Code는 벤치마킹되어 매년 ‘온라인 코딩파티’라는 이름으로 각 학교, 교육기관에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2018년에는 커넥트재단(엔트리), 코들리, 구름(goorm.io)과 같은 에듀테크 기업 등이 온라인 코딩파티에 참여했다.

2015년, Best Education Startup, ClassDojo (8회)

2015년은 교육 분야가 별도로 수상되었다. 교육 분야에서 2015년 위너는 클래스도조(ClassDojo)인데, K-12 교육 내에서 교사-학부보간 소통을 도와주고,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커뮤니케이션 앱이다. 미국에서는 90%정도의 지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K-12 학교의 2/3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 ‘국민 교실앱’이 되었다는 평이다. 클래스 도조는 여러 번 수상을 했는데, 2016년에는 innovation by Design 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2011년에는 education innovation 상 등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이 있다.

2015년, ClassDojo는 칸아카데미(Kahn-academy), 알트스쿨, 코세라를 이기고 Best Education 상을 수상했다.

교사에게 ‘소통하는 교실경영’은 매우 어려운 숙제이다. 십수명에서, 20-30명 까지 되는 학생들을 일일이 케어해줘야 하느라 혼이 빠질 지경인데, 학부모와도 계속적으로 소통하며 아이들, 과제, 학교에 대한 정보를 나눠야 하기 때문. ClassDojo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서비스이며, 교실에서의 슬랙(Slack)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http://www.classdojo.com

국내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분이라면 CalssDojo는 몰라도 클래스팅(Classting)은 안다. ClassDojo가 미국에서 잘 나가는 것 만큼 한국에서는 클래스팅(Classting)이 잘 나가고 있다.

http://www.classting.com

2014년 Best Education Startup, Duolingo (7회)

2014년 Best Eduction Starup은 Code.org와 Khan Academy을 꺾고 외국어 학습앱 듀오링고가 차지했다. 듀오링고는 무려 35개에 달하는 언어를 가르쳐 주는데, 개별화 학습과 게이미피케이션 적용, 어댑티브 러닝과 관련해서는 에듀테크의 교과서급이라고 불릴만 하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개별화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듀오링고에 가입하면 무슨 언어를 배울 지 정한 다음에, 개인이 하루에 몇 분씩 시간을 투자할 지, 어떤 목표로 공부를 할 지 정하고,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배치 시험’까지 본다. 그에 맞게 조금씩 계속 공부를 해 나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과제를 적응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학습이 계속되면, 학습에 대한 보상으로 레벨이 올라가거나 뱃지를 계속 받는 것은 놓칠 수 없는 재미이다. 공부 자체는 지루한 것일지 몰라도, 뱃지와 축하음이 팡팡 터지면 뭔가를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에 앱을 손에서 떼어 놓기가 힘들어진다.

재미로 살펴본 Crunchies Award 수상작이었다. 너무나 유명한 서비스들이어서 새롭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역시 수상작들은 세월이 많이 흘러 살펴봐도 그 클래스가 여전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여담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자면, 너무나 유명한 칸아카데미(Khan-academy)는 수 년에 걸쳐 최종 후배에 올랐음에도 한 번도 Crunchies Award에서 상을 받지는 못했다. 그 외에도 상을 받지 못한 후보들은 edmodo라던가 알트스쿨, 코세라 같은 것들? 상을 받았다고 해서 10년, 20년이 갈 수 있고 상을 못 받아서 좋지 않은 서비스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생태계를 조성해 나감에 있어 이렇게 서로 칭찬하고 축하할 수 있는 자리가 있고, 몇 년 뒤에도 돌아볼 수 있는 이벤트가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살짝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