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와 이러닝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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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장난을 상당히 싫어하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이제 이러닝은 낡은, 에듀테크는 새로운, 이런 프레임이 형성되고 있기에 시류에 편승을 좀 해봐야하나라는 속물근성이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에듀테크라고 간판만 바꿔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하는냥 이야기하는 곳들이 꼴보기 싫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싶네요. 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용어를 만들어서 새로움으로 포장하는 것은 지금까지 계속 있어왔죠. 저는 이러한 노력을 ‘이러닝의 파생상품들’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유비쿼터스러닝 때도 그랬고, 스마트러닝 때도 그랬습니다. 이러닝의 파생상품을 마치 뭔가 대단하게 느껴지도록 분석하고 포장하고 막 그랬습니다. 저도 사업계획을 하면서 많이 써먹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반성합니다. 저도 내로남불의 화신이었습니다. 저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스마트러닝은 기존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학습법 정도로 정의했었습니다. 스마트러닝이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는거냐라는 비아냥을 나 스스로 했었으니까요. 양심상 욕하면서 같은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교수법 정도로 정의안하고 다들 뭔가 대단하게 포장만 하는데 결국 이러닝의 연장선상이었죠. 저는 차별화로 다르게 정의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색깔없는 정의가 되어버렸죠.

에듀테크도 뭔가 나만의 용어정의를 해야할 것같은 사명감이 드네요. 에듀테크, edutech 이렇게 씁니다. 해외에서는 edtech라고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edutech가 더 맘에 듭니다. ed가 ad와 혼동됩니다. 광고기술스럽지 않게 에듀테크, edutech로 통일합니다.

에듀테크를 단어로 쪼개보겠습니다. 에듀+테크 입니다. 에듀는 에듀케이션 education이죠. 교육입니다. 교육이냐 학습이냐의 논쟁은 사양합니다. 교육이 곧 학습이고, 학습이 곧 교육입니다. 학습이 중하다고 생각했으면 learningtech로 용어가 나왔겠죠. 발음하기에 에듀테크가 더 쉽긴 합니다. 글자수도 적고요. 테크는 당연히 테크놀로지 technology입니다. 기술이죠. 단어는 교육기술입니다.

교육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기술에 방점을 찍어야 하겠지요. 교육은 과거에도 교육이었고 앞으로도 교육이니까요. 교육의 원리와 가치는 그대로입니다. 문제는 기술이죠. 기술도 기술 나름입니다만, 뭔가 새로운 기술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술, 이것은 무엇일까요. 마치 4차산업혁명스러운 그런 기술이어야 에듀테크의 기술로 추앙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이러닝도 기술기반입니다. 저는 이러닝을 장치산업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인프라 위에 플랫폼이 구축되고, 그 속에 콘텐츠가 탑재되어야 비로소 학습자에게 전달될 수 있으니까요. 각종 장치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러닝 자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닝도 교육은 그대로입니다. 환경과 방법이 일렉트로닉(e) 하다는 것을 제외하면요.

말장난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닝도 에듀테크입니다. 교육의 목적을 위해 테크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러닝에서의 테크를 더 이상 테크라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습관리시스템, 즉 LMS는 개나고동이나 다 만들 수 있고 돈 몇 천 주면 구축할 수 있고, 임대료 몇 십만원이면 빌려쓸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너무 흔하거든요. 콘텐츠도 마찬가지죠. 플래시 시대를 지나서 지금은 mp4 시대입니다. 동영상이 대세죠. 유튜브에 가면 주체할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가 흘러넘치니 콘텐츠쯤이야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콘텐츠와 관련한 기술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전달 방법은 어떤가요. 스마트폰 하나면 손쉽게 동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기술은 알 필요도 없습니다. 1달러면 앱이나 게임을 쉽게 살 수도 있고, 무료 앱들도 많으니까요. 이러닝도 에듀테크이지만 낡아 보이는 이유는 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흔한 기술은 주목받기 어려우니까요.

이러닝이 에듀테크로 용어의 전환이 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시크하게 생각하면 이러닝이 이미 에듀테크고 외면하고 있지만 이미 풍부한 기술로 덕지덕지 되어 있는데 왜 굳이 에듀테크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의는 해야겠지요. 앞서 기술한 것처럼 먹고는 살아야하니까요. 원래는 에듀테크에 대한 나만의 용어정의까지 하고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너무 길어졌네요. 에듀테크의 나만의 정의는 다른 글로 넘겨야 겠네요. 누가 읽겠어요. 이 긴 글들을. 쿠키콘텐츠만 살아남는 시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