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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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고 있는 조직에는 1년에 100여 건이 넘는 용역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것은 10억 대부터 수의계약 범위의 작은 계약까지 있습니다. 이 중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복잡할텐데요. 이 프로세스를 어떻게 하면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먼저 as-is 분석을 했습니다. 아직 사업담당자와 계약담당자에게 맞는지 확실하게 답변을 받은 상태가 아닌 초안 성격의 현재 프로세스입니다. 대략 50가지의 업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복잡한 프로세스이니 다른 계약들은 훨씬 단계가 줄어들겠죠.

정사각형은 단위 업무입니다. 동그라미는 결재받는 프로세스입니다. 작은 직사각형은 공문전송입니다. 업무를 요청하기 위해 공문을 발송하고 그것을 수신한 후에 후속 업무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사업담당자는 사업을 위한 정사각형 업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중간에 계약담당자와 협력을 합니다. 사업담당자와 계약담당자는 서로 각자의 업무를 하면서 다음 단계 업무 진행을 위해 공문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프로세스는 크게 문제 없어 보입니다. 단계를 줄이려고 해도 줄이기 어려워 보입니다.

결재 프로세스를 보겠습니다. 사업담당자나 계약담당자가 고유의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결재를 올리고 승인 받는 절차가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수 있는 단위업무는 반드시 결재를 거쳐야 합니다. 문제는 순차적인 업무를 하기 위해 공문을 보내고 받을 때의 결재입니다. 위 절차에 따르면 총 8번의 결재를 거쳐 업무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결재라기 보다는 공문처리를 하기 위한 절차를 위한 결재의 성격이 큽니다. 실제 공문 시행하는 정보는 의사결정자들이 굳이 보지 않아도 되는 내용들입니다. 업무를 처리했으니 알려드립니다 성격의 공문이고, 이 공문을 받아 그 다음 업무를 하기 위한 공문입니다.

뭔가 일을 하기 위한 일을 하는 느낌이군요.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고민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절차에 따라서 업무를 정확하게 수행을 하고, 수행한 결과에 대한 후속 업무를 위해 결재라는 행위가 개입되는 것입니다. 결재가 없으면 중간에 크로스체킹을 못하거나 일이 진행되지 않을까요?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행정적으로 이러한 결재행위가 중요할 수는 있겠으나 업무적으로는 약간의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중간 단계를 없애면 어떨까요?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생각하고 있는 원칙입니다.

1.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확립시켜 놓는다.
2. 각 프로세스 단계별로 필요한 의사결정 포인트는 결재문서를 첨부한다.
3. 프로세스상 협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결재를 거치지 않고 프로세스로 처리한다.
4. 모든 프로세스는 투명하게 공개(일부 보안 자료 제외)하여 언제든지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5. 담당자의 업무를 위한 결재도 프로세스 진행상황 자료를 첨부하여 근거로 삼는다.

이렇게 하면 발송을 위한 결재 8번, 수신을 위한 결재 8번, 총 16번의 결재 행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결재를 위해 문서를 작성하고 결재라인에게 보고하고 기다리는 노력과 시간을 합치면 꽤 커다란 절감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1개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20-30개의 프로젝트라고 한다면 어마어마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감사 때나 행정적인 투명성 차원에서 문제 없다고 판단되면(누가 어떻게 판단해 줄지는 아직 모름) 프로젝트 계약까지의 프로세스는 규격화 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재와 문서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위에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시스템 위에서 일하는 것의 장점은 데이터를 남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행정은 문서만 쌓아가고 있기 때문에 개선하기가 너무도 어렵습니다. 데이터가 있어야 분석을 하고, 개선점을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이 개선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데이터와 프로세스 중심으로 업무를 개선해 보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그래도 해야할 일이기에 차근차근 해보렵니다.